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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모닥불 시집 중 '첫사랑'>

첫사랑은 싱싱한 피비린내가 묻은 몸으로 

새벽에 올 것이다

 

추운 밤이 길어서 더욱 가난한 이에게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 슬퍼하는 이에게

 

동틀 때  하늘이 몸을 풀 듯

첫사랑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으로 올 것이다

 

왔다면 왔다는 말 한마디 없이

문득 한식구가 되어 밥을 먹을 것이다

 

첫사랑은 지금

혼자 우는  숨죽인 모든 소리 속에 있다

 

<라봉봉>

일주일 전 갑자기 이유없는 서글픈 감정이 들어

엄마한테 문득 물었습니다

 

<라봉봉>나 20대때 열심히 살았지 엄마 ?

 

엄마는

 

<엄마>그럼 우리 수영이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

얼마나 고생했는데

 

20대때 정말 경제적이던 가정적이던 사회적인 문제던간에 다양한 부분에서 힘들고 괴로웠고

악마의 유혹도 엄청나게 받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정도를 지키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노력했고

덕분에 현재는 경기가 어려운 와중에도 남들보다 좀 잘살고 부유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물론 흔히 말하는 부모님들이 소개하기 좋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은 아니지만

나랑 내 주변사람들 넉넉히 부양할 수는 있으며

30넘어가면서 좀 저도 굉장히 많이 벌어들이고 남들보다 앞서간다는 느낌의

노하우와 기술들도 가지게 되었고

부모님이 능력이 좋으신 분들이 아니어서

제가 어엿한 '개룡남'이라고도 느껴집니다

 

어릴때 인터넷에서 본 개룡남 이야기들이 먼 얘기인줄 알았는데

감사한건지 간사한건지 요즘 제 마음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수입원이 여러군데고

제가 불법적인 일 안하고 세금 제때 내고

정직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지만 

그렇다고 공무원이나 대기업 월급제처럼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익은 아니기에

항상 어떤 상황이 올지 몰라 굳이 돈자랑이나 수익얘기는

이제는 온오프라인에서도 꺼리는 편이고

나보다 못버는 사람들이 돈자랑하는게 거슬리기도 했는데

알바 아니기에 굳이 또 큰일 아닌 이상 드러내지는 않으려 합니다

 

쉴때 틈틈히 공부하는 영어실력도 갈수록 누적되어서

습득한 단어 어휘가 계속 반복되며 가속이 붙고 더욱 풍부해지고 있고

영어 고전 원서 읽는 속도가 옛날에 사전검색해가며 하루 1~2쪽이라면

요즘은 점차 렉사일 레벨을 높여가며

사전 검색하는게 갈수록 줄어 하루 읽는양이 5쪽 이상이 넘어가며 가속이 붙고있고

사실 아직도 갈길이 멀었지만

시간이 지난 뒤엔 10쪽 , 20쪽씩 읽고 나중엔 한국 역사책같이 영어원서를 하루 한 권씩 읽으며

한국 영어실력 100위권 정도 안에 드는 단계에 이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생각보다 영어 잘하는게 벼슬이란 느낌이 지금도 강해서

평소 영어 잘하는 놈들은 굳이 따로 공부안해도 일단 공시영어도 90점 이상 먹고들어가는거라

이놈들은 최악의 상황에도 평소 영어만 잘 다져놓으면

대충 상식으로 풀리는 국영한국사 제외 2달정도만 개별과목 문제집 풀며

 

(이전에 용접기능사 공부할때 느낀건데

모르는 분야도 권당 2~3번 반복해서 풀면 60~90점은 나오는듯) 

 

대충 나머지과목 4~50점만 나와도

성적 하위직 9급공무원을 할 수 있음을 이젠 깨달아버렸고 (사실 노관심이라 공무원시험 지금도 잘 모름ㅋㅋ)

 

물론 굳이 9급공무원 준비는 안하기로 엄마랑 대화도 했지만

여튼 ,

감사하게도 맘놓고 집에서 공부하거나 글 쓸 수도 있는 상황도 됬고

검소함이 몸에 배서 안할 뿐이고

지금 제가 펑펑쓰면 나중에 제 미래 마누라와 자식들이 고생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흔히 하는 남들 할 수 있는건 금전적인 면에선 저도 다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좋은나라 여행가고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차 , 좋은 옷 입는 것 말고도

눈에 보이는 경제나 학업의 성취나

독서같은 정신적인 영역에서 도파민은 충분히 얻고 있기에

아직 그런거엔 큰 흥미가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이 시는 집 찬장에 꽂혀있던

안도현의 모닥불이라는 책에서 2021년쯤에 우연히 본 시인데

이분의 무슨 성향을 떠나서

간장게장이나 연탄재로 유명한 서정시인이고

모닥불도 다 읽은것도 아니고 우연히 중간쯤인가 펼쳐보니 첫사랑이라는 제목이 끌려서

읽었는데 굉장히 인상깊고 가슴에 남아서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찾아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흔히 멜로영화들 보면 남녀주인공이 재회할때 꼭 격렬한 피투성이가

되는 상황에서 오열하며 재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피비린내가 묻은 몸으로 온다는 게 특이하면서도 뭔가 그럴싸한 신선한 문구라는 생각이고

'첫사랑은 지금 혼자 우는 숨죽인 모든 소리속에 있다' 는 말이 지금 심정과 비슷하고

저는 근래들어 무언가 말하고 싶어도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 강했고

그래서 요 몇 달사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비공개로 했다 반복한게 5개가 넘은거 같습니다

 

제가 평생 일만 하느라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거 같군요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 처럼 사랑이 뭘까도 싶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확신이 들지 않거나 존경할 수 없는 여성과 가볍게 만나고 싶지 않고

일터나 주변에서 다들 저랑 결혼한 여자는 엄청 편하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저도 저랑 결혼하면 마누라가 솔직히 꿀일거 같긴 한데

 

그렇다고 이기적이고 음란한 여자나 그녀의 가족들에게

어릴때 가난해서 잘 못배웠던 우리엄마가

저 새벽밤낮으로 밥하고 빨래하면서 고생하고

내가 힘들게 번돈을 백원이라도 쓰고 싶지는 않고

또한 인간은 유유상종이고

제가 그런식으로 안살아왔기에

그런 여자는 제 주변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역사에서도 욕심으로 억지로 결혼해서 당장 대를 이은다 한들

결국 업보가 내려가서 자식이나 손주대에서 대가 끊기는 경우들을 자주 본거같아

지금도 대를 잇기위한 노력은 충실이 하되

억지로 언양김씨의 종사를 이으려

무리해서 결혼하고 확신 없는 여성과 애를 낳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아직도 전 31살임에도 재물운은 들어온듯 하지만

아직도 결혼운은 들어오지는 않은거 같고

전 노산이나 폐경기가 존재하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니까 좀 늦게 결혼해도 되고

결혼 , 인생선배님들 말처럼 억지로

남들 다간다고 휩쓸려서 결혼하고 싶지 않고

책 많이 읽고 검소하고 바르고 성실히 살아온 여성과 만나고 싶고

저도 밖에서 노가다라도 뛰어서 피투성이가 되서라도 처자식 안굶기려 노력하겠지만

(사실 꼴에 노가다 사장임ㅋㅋ)

책임져야할 확신이 들고 내가 희생할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희생할 생각입니다

 

여튼 ,

언젠간 이런 나만 알기 아까운 시들도 조금씩 올려보고 싶었는데

본업이 역사블로그라 쉽지 않았고

뭔가 오늘같은 날이 딱 올리기 좋은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었읍니다

 

저도 근래 무리를 좀 해서 몸이 좀 아팠어서

근래부터인가 무언가 내려놓는 마음이 들었고

이젠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도 보이는 시기에 진입한 느낌이고

원래 글도 스펙타클하고 재밌는 이야기나 전쟁사 이야기도 쓰고싶었지만

요즘은 그냥 이전에 반응이 꽤나 좋았던 스팸 이야기를 쓴 것 처럼 (하트 굉장히 많아서 감사 ㅎㅎ)

따뜻하고 든든한 한끼 이야기나 먹는 역사 이야기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전 T형 인간에

지금 술 안먹었고

31년 평생 술 먹어본게 10회 이하정도일 정도로 술을 안먹고

지금도 한 2년인가 3년째 마신적도 없고 원래도 안마시던 사람이라

지금이나 앞으로도 딱히 마시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돈을 조금 버니 좋은게 좀 옛날처럼 숨가쁘게 살지 않아도 되고

피부도 좋아지고 굽었던 허리도 펴진거 같고

하기 싫은일 안하고 남들한테 듣기싫은 소리 안들을 수도 있고

가족이나 어려운 사람들 턱턱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건 좋더라고요

 

그냥 오늘같은 날

나봉쓰 여러분들 모두 좋은 시들 읽고 아프지 말고 잠 많이 자고

건강하고 밥 잘챙겨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애기때 모습같기도 하고 참 잘만든 책 , 영화같아요 , 요즘 읽고있는 영어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버전 사진

 

서로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우리나라가 되길 바라며..

2024.07.15 오후 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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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봉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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