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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24대왕 헌종이 후사없이 21세의 나이로 요절하자

효종대에부터 이어진 직계왕통 및 정조의 혈통은 끊기게 되었고

이전부터 세도정치로 실권을 잡고있어 계속해서 권력을 잡고싶었던

'안동 김씨' 들은 이전 왕들처럼 만만하고 어리숙해

조종하기 쉬웠던 인물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조선왕가 직계 왕실이 끊겼어도

역시 왕족은 왕족이라 여러 방계 후손들이 많이 있었고

일단 안동김씨들은 역모와 연루된 왕족은 당연히 제외했고

그나마 가장 유능한 인물이라 하면

종친부(조선 왕실 친척 모임)를 이끌던

당시 30세의 이하응이 있었는데

이하응은 고종의 아버지로서 조선시대 말기 척화비를 세운

쇄국정치 정치인으로 유명한

바로 그 '흥선 대원군' 입니다

 

고종의 아버지이자 훗날 조선의 개혁가가 된 흥선대원군 '이하응' , 당시는 안동김씨의 위세에 '상갓집 개' 라 불릴 정도로 몸을 낮추며 기회를 보던 이하응이었습니다

 

30세에 패기도 있던 이하응이었지만

안동김씨들은 총명한 이하응을 왕위에 옹립하면

자신들의 권력이 약화될 것이 눈에 보일듯 했기에

곧바로 다른 종친을 찾아나섰고

8세의 명석하고 기개도 넘치는 이하전도 있었지만

역시 안동김씨에게 명석한 왕은 필요하지 않았고 ,,

 

안동김씨들은 결국 가장 부적절한 후보이자

역모 사건과 연루되 강화도에 유배되 있었던

(애초에 안동김씨들에게 역모니 유능이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음)

19세의 '이원범' 을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철종(강화도령 이원범) 어진 ,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피난간 조선 임금어진들은 화재로 불에 타버렸고 이렇게 남은게 별로 없습니다

 

이원범은 가족이 역모에 연루되 강화도에 유배되어

농사를 지으며 살며 평민과 다를 바 없이 살던 몰락왕족이었고

순박한 시골 농부의 삶을 살았습니다

강화도 사람들에게는 그 소문이 퍼졌는지 그저

'강화도령' 이라 불릴 뿐이었습니다

 

안동김씨들은 가장 부적합했던 임금이었지만

안동김씨들에게는 가장 조종하기 쉬워 적합한 임금이었던

이원범을 왕의 재목으로 둔갑시키려 집요한 노력을 해서

가족이 역모에 연루되 풍비박살 난 가정에

강화도에서 농사지으며 숨어살던 몰락왕족 이원범을 데리러

조선의 많은 관리와 군사들이 강화도에 몰려왔고

이에 초가집에서 이를 지켜본 강화도령 이원범은

자신을 잡으러 온 군사인 줄 알고 인근 산으로 도망쳤고

그의 형 역시 도망치다 다리(혹은 팔)가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조정 대신들이 그(이원범)의 앞에와서 교지를 읽자

부들부들 떨며 살려달라 했습니다

 

결국 왕을 모시러 온 군사들임을 안 철종은

500여명의 관리와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강화도에서 서울 도성으로 도착했고

평범한 시골 농부가 임금이 되기위해 서울로 가는 행렬을 보러

수많은 백성들이 새 임금의 행차를 구경하러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강화도 행렬도 , 출처 : 북한 평양의 조선 미술 박물관

 

결국 엉겁결에 강화도에서 살다 왕이 된 강화도령은

조선 25대왕 철종이 되었고

철종은 완전 까막눈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평민과 다를바 없는 소양을 지녔던 인물었는데

이런 점은 오히려 왕이 무식해야 조종하기 쉬워졌기에

안동김씨에게 더욱 좋았다 할 수 있습니다

 

<당대 상황을 이야기한 최양업 신부의 편지>

현재의 임금님(철종)은 사냥꾼으로 불렸고, 

자기 친척 집의 종 노릇을 하였습니다

장날이 되면 가장 값싼 일꾼 노릇을 하였고

인정머리가 털끝만큼도 없는 주인의 채찍을 거의 매일 맞았습니다

전 임금님(헌종)이 승하함에 따라

군인들 한 패거리가 강화도에 몰려가서

그를 현재 임금님으로 모셔왔습니다

그런즉 조선 왕조의 창업 이래 5백 년 역사상

왕가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

 

철종은 왕이 되고 곧

순조와 헌종과 마찬가지로 안동김씨 일족 김문근의 딸을 왕비로 맞았고

그의 장인 김문근은 국구(임금의 장인) 가 되어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갑자기 왕이 된 신데렐라같은 임금 철종이었지만

의외로 한국사에서는 평민 생활을 하다 왕이 된 경우들이 꽤 있었고

이런 인물들은 대게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백성들의 삶을

보았기에 왕이 되고나서 훌륭한 정치를 편 인물들이 꽤 있었고

철종 역시 강화도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성들의 어려운 삶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 군주의 자질을 보이며 백성들을 괴롭히는 세금 제도였던

'삼정의 문란' 을 해결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조선 후기 크나큰 병폐였던 세금제도 '삼정의 문란'으로 이중 '환곡' 의 병폐가 가장 심했다 합니다

 

초기에는 철종 역시 뭔가 의욕적으로 백성을 위한 개혁정책들을 추진하려 했으나

역시 이미 판은 안동김씨들에 의해 짜여 있어 딱히 무언가를 할 수가 없었고

세도 가문 및 안동김씨들의 반발과 비협조에 그의 개혁 의지는 좌절됬습니다

 

이에 철종시기

삼정의 문란으로 민생고가 커져

폭발한 민심은 대규모 농민봉기로 이어졌고

결국 1862년 (철종 13년) 백성들이 진주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들고 일어나는

'임술 농민봉기' 가 일어났습니다

 

임술 농민봉기(임술민란) 지도

 

임술 농민봉기가 배경이 된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 , 출처 : 군도: 민란의 시대 (2014) KUNDO: Age of the Rampant

 

이에 철종은 삼정의 문란을 해결하려

'삼정이정청' 을 설치하고

나름 개혁을 하려 했지만

안동김씨의 반발 및 농민봉기가 수그라들자

흐지부지 됬습니다

 

철종대는 이렇게 혼란의 시대로서

1860년(철종 11년)에 혼란한 시기속에서 '만민평등' 을 제창하며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는

동학 세력이 빠르게 확장되자 위기를 느낀 안동김씨들에 의해

혹세무민(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의 이유로

41세의 나이로 참형당해 순교했습니다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로 당시 조선에 널리 퍼진 동학은 이후 '동학농민운동' 으로 이어졌습니다

 

철종은 갑자기 평민에서 왕이 되었지만

그것이 그에게는 단순히 좋은 일만은 아니었고

철종은 강화도에서 살던 시절

'양순' 이라는 천민 출신 처녀와 결혼을 약속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는데

 

두메산골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농사를 짓던 강화도령 이원범(철종)은

갑자기 한양으로 가서 조선 최고 권력자가 되어버렸는데

 

왕이 된 철종은 양순에 대한 그리움에 스트레스로 자주 앓았고

그렇다고 천민 여성 양순을 궁에 들일 수도 없었기에

이에 왕가 사람들은 은밀히 사람을 보내서 양순을 독살시켜 버렸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철종은 슬픔을 이기지 못했고

(일단 양순 설화는 야사이기는 합니다)

 

왕이 된 초기 의욕적으로 행하던 개혁정책도

계속해서 안동김씨에 의해 좌절되자

큰 스트레스속에 살았습니다

 

철종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임금님의 첫사랑(1967)'

 

또 철종은 농민으로 살았기에

옛날에 먹던 막걸리를 너무 그리워해 구해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갑자기 왕이 되어 궁궐생활을 하자

오랫동안 농사로 다부져졌던 체력이 급격히 무너져버렸고

첫사랑과 사별한 슬픔 및 안동김씨에 대한 좌절감 등에

자신이 애초에 안동김씨에 의해 세워진

꼭두각시 허수아비 왕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결국 복잡한 궁중예법에도 질려버린 철종은

여자와 술로 시간을 때우다가

몸이 급격히 약해져 잔병치레를 앓다

1863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이전 조선왕들처럼 역시 요절합니다,,

 

나름 안동김씨에 의해 왕위에 올라

안동김씨에 크게 거슬리는 행동은 하지 않았던 철종이었기에

현명하다는 뜻의 철 哲 자가 붙어 철종이 된거 같고

그 역시 너무 일찍 요절해버리자

안동김씨는 혼란에 빠졌고 결국 그들은 왕의 죽음보다는

자신들의 권력이 이어지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라봉봉>철종의 인생을 요약해보면

 

'강화도에서 평민으로 살다 왕이 됬는데

안동김씨의 견제등에 정치에 뜻을 잃고 술과 여색으로 생을 보내다

요절했다'

 

라 할 수 있는데

나름 순박한 성품의 인물이었지만

당대 백성과 신하 및 안동김씨들에게도 우습게 여겨진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가 갑자기 죽어버리자

이하응이 다시 일어나게 되었고

이하응의 아들이자

조선 마지막 임금(왕) 이자 대한제국 시대를 열었으며

조선 왕실이 일제에 강제로 병탄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사실상 조선의 마지막 임금 고종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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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봉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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