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왕을 찾아간 유리

그렇게 고구려를 건국하신 시조

동명왕,주몽은( = 동명성왕 = 추모왕)

황룡을 타고 하늘에 올라가셨고

그 뒤의 이야기입니다

뜻이 크고 기이한 절개 있으니

원자(임금의 맏아들)의 이름은 유리였습니다

칼을 얻어 부왕의 위 位 (자리 위자로 자리,지위)를 이었고

동이(물동이) 구멍을 막아서

남의 꾸지람을 그쳤습니다

<이규보>유리가 어려서부터

기이한 기절 奇節 (아주 신기하고 기이하다)

이 있었다고 한다

소년 때에 참새 쏘는 것을 업으로 삼았는데

한 부인이 물동이를 이고 가는 것을 보고

쏘아서 뚫었다

그 여자가 노하여 욕하기를

<물동이가 깨진 부여여인>아비도 없는 자식이

내 물동이를 쏘아 뚫었다

하였다

유리가 크게 부끄러워하여

진흙 탄환으로 쏘아서 동이 구멍을 막아서

전과 같이 만들고

집에 돌아와서는 어머니에게,,

<유리>내 아버지가 누구입니까 ?

하고 물었다

어머니는 유리가 나이 어리기 때문에

희롱 삼아 말하기를

<유리 어머니(예씨부인)>너는 일정한 아버지가 없다

하였다

유리가 울며

<유리>사람이 일정한 아버지가 없으면

장차 무슨 면목으로 남을 보겠습니까 ?

하고 드디어 스스로 목을 찌르려 하였다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말리며

<예씨부인>아까 한 말은 희롱 삼아(놀리려) 한 말이다

너의 아버지는 천제,하느님의 손자이고

하백의 외손인데

부여의 신하되는 것을 원망하다가

도망하여 남쪽 땅에 가서

국가를 창건하였단다

네가 가보겠느냐 ?

하였다

대답하기를

<유리>아버지는 임금이 되었는데

아들은 남의 신하가 되었으니

내가 비록 재주없으나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

하였다

어머니가

<예씨부인>너의 아버지가 갈 때 말을 남기기를

<주몽>내가 일곱 고개 일곱 골짜기 돌 위

소나무에 물건을 감추어 둔 것이 있으니

이것을 찾아 얻는 자는 내 자식이다

하였다

유리가 산골짜기에 가서 찾다가

얻지 못하고 지쳐 돌아왔다

유리가 당 堂 (집) 기둥에서

슬픈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는데

그 기둥은 돌위의 소나무이고

나무 모양이 일곱 모서리였다

유리가 스스로 해독(잘 알 수 없는 암호나

기호 따위를 읽어서 풂)하기를

<유리>아하 일곱 고개 일곱 골짜기라는 것은

일곱 모서리이고, 돌 위 소나무라는 것은

기둥이구나 !

하고

일어나 가 보니

기둥 위에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에서 부러진 칼 한조각을 얻고

크게 기뻐하였다

전한 前漢 (중국 한나라) 홍가 鴻嘉 4년

여름 4월에 고구려로 달아나서

칼 한 조각을 왕(주몽,동명왕)께 받들어 올렸다

왕이 가지고 있는 부러진 칼 한 조각을 내어 합하니

피가 나면서 이어지며 한 칼이 되었다

왕이 유리에게

<동명왕(주몽)>네가 실로 내 자식이라면

무슨 신성 神聖 함이 있느냐 ? (나는 천제,하느님의 아들로

여러 능력이 있는데 너는 무슨 능력이 있냐 ? )

하니

유리가 즉시 몸을 날리어

공중에 솟구쳐

창구멍으로 새어드는 햇빛을 막아

기이한 신성을 보이니

왕이 크게 기뻐하여 태자로 삼았다

내(이규보) 성품 본래 질박하여

기이하고 괴상한 것 좋아하지 않는데

처음에 동명왕(주몽)의 일을 보고

요술인가 귀신인가 의심했습니다

서서히 서로 간섭하여 보니

변화가 추측하여 의논하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이것은 직필로 쓴 글이라

한 글자도 헛된 글자가 없습니다

신이하고도 신이하여

만세 萬世 (아주 멀고 오랜 세대)에 아름다운 일입니다

생각건대 창업하는 임금이

성신이 아니면 어찌 이루겠습니까 ?

유온이 큰 못에서 쉬다가

꿈꾸는 사이에 신을 만났고

우뢰 번개에 천지가 캄캄하고

괴이하고 위대한 교룡이 서려있었는데

인하여 곧 임신이 되어 성신한 유계를 낳았고

이것이 적제의 아들인데

일어남에 특이한 복조가 많았습니다

세조 광무황제가 처음 태어날 때

광명한 빛이 집 안에 가득했고

절로 적복부에 응하여

황건적을 소탕했습니다

(중국 이야기)

자고로 제왕이 일어남에

많은 징조와 상서가 있으나

끝 자손은 게으르고 거칠음이 많아

모두 선왕의 제사를 끊어뜨렸고

이제야 알겠습니다

수성 守成 (조상들이 이루어 놓은 일을 지켜 나아감)

하는 임금은

신고(어려운)한 땅에서 작게 삼갈 것을 경계하여

(고난을 만나 작은일에도 조심하고 경계하여)

너그럽고 어짊으로 왕위를 지키고

예와 의로 백성을 교화하여

길이길이 자손에게 전하여

오래도록 나라를 통치했습니다

<라봉봉>그렇게 이규보의

동명왕편이 끝났습니다

역사를 노래와 시로 기록하신 분이라

옮기는데 무리감이 있었으나

김부식 삼국사기에 비해

더 자세하고 신령스러운 일들이

삭제없이 기록됬기에

소중하고 가치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고구려 2대왕 유리왕이 아버지 동명왕이

남긴 증표를 찾아서

아버지를 찾아간다는 것까지 기록되고 끝납니다